오랜 기간 제주의 풍광에 홀린 듯 작업해 오던 저의 눈에 제주는 이제 조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네 번째로 진행하는 개인전 “알롱 달롱 탐라 산수”에서는 제주의 기원인 화산활동, 이로 인한 물의 흐름과 동식물을 관찰하여 디자인적 조형요소로 표현하고, 이상화된 자연을 산수<산/물/바위/나무>로 표현하였습니다.
어릴 적 엄마는 종종 거실에서 이젤을 펴 들고 그림을 그렸다. 몇 없는 기억 중 하나 남은 것은 유화 특유의 냄새와 이젤 너머로 보였던 엄마의 발치다. 최근 여고시절 내가 미술학원에 다닐 무렵 잠시 쓰기도 했던 엄마의 오래된 나무 화구통을 물려받았다. 물려받았다기보다는 달라고 조른 것이 맞겠다. 엄마는 큰 미련 없이 주셨으나 나의 마음 한구석에는 엄마가 다시 붓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훨씬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