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a piece of writing
-
샤워가 거의 끝나갈 무렵,아직 키가 작던 정우가 의자에 걸려있던 수건을 아래로 당겨 꺼내려다 의자가 넘어졌다.정우는 깜짝 놀라 울었다.옆에 있던 아빠가 “우리 정우~ 엄마한테 수건 주려고 했어?” 라고 말한다.이제껏 성악설을 믿던 나였다.
-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정우가 좋아하는 동요다. 내게는 노랑나비가 나오는 그림책이 있다.얼룩무늬 젖소 옆에 노랑나비가 나오는, 디자인이 참으로 간결하고 내용 또한 아름다운 책이다. 늘 그 책을 읽을 때면 나는 나비를 가리키며 “나비야~ 나비야~” 노래했다. 오늘 내게 안겨 찡찡대는 정우에게 그 동요를 불러 주었는데,아이는 곧 내 품을 벗어나더니 그 그림책을 가져와서는 나비가 있는 페이지를 펼쳐 나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
행복을 강요당했다. 아가를 키우는 지금이 가장 좋을 때라며 나는 엄마에게 행복을 강요당했다. 엄마에겐 미안하지만 짧은 삼십 인생 겪은 바, 지나고 보니 그때가 좋았다는 말은 내겐 틀렸다. 도대체 지나고 보니 고교시절이 좋았다는 말은 누가 뱉은 것인가. 각각의 시에 불행이, 행복이, 슬픔이, 기쁨이 뒤엉켜 존재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리하여 나는 지금이 가장 좋을 때는 아니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남은…
-
벌써 두 번째로 맞는 결혼기념일 겸 스트레스 해소 겸 우리 가족은 오키나와를 다녀왔다.비행시간이 가장 짧기도 했고 -돌도 안된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난 여행지보다는 휴양지를 선호하는 편이고 게다가 일본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다녀온 해외 여행지는 프랑스와 상해. 여행의 폭과 깊이가 짧고 얕은 나로서는 참으로 적당한 여행지가 아닐 수 없었다.…
-
최근 신랑은 정우가 점점 더 이뻐진다고 말했다. 정우는 이제 엄마, 맘마, 아빠를 말할 수 있다.꽤 정확한 발음으로 아빠빠빠 하면 내가 “아빠?” 하고 놀라 웃어 보이는데, 정우는 ‘뭘 이런 일로 놀라?’ 라는 얼굴로 시크하게 고개를 돌렸다. 두어 달 전에는 배에 부우- 하고 바람을 불어 방귀소리를 내면 어느새 따라 우리의 배에, 다리에, 팔에 똑같이 따라 부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