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iece of 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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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 나는 우연히 천연염색 작업을 하게되었다. 작품은 거듭할수록 서서히 정리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일년 후 몇몇 작품에서 색이 옅어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후 천연염색은 포기하고 일년간 아크릴화로만 작업을 진행하였다. 한해동안의 작업물을 정리하고 전시준비를 하던 중 나는 이전에 작업했던 천연염색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그 색이 물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아름다웠다. 물감으로는 자연 그대로의 컬러를 나타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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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비가 많이 오는 날이다. 트렌치코트 모양의 베이지색 우비와 공룡들이 그려진 장화를 신고 유치원에 보낸다. 정우는 쪼리를 신은 내 발을 만지작 거리더니 “넌 장화 없지?” “너 작아지몀~ 이거(본인의 공룡 장화) 줄게~”라고 한다. 하면 이 아닌 하몀으로 발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언제까지고 그렇게 얘기해 주었으면 좋겠다. ㅋㅋ 정우는 옷이며 책, 장난감 등을 인디고 형아에게 많이 물려받는데 그 때문에 작아진 물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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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티비 보는 것을 줄이기로 했더니 짧은 아침시간에도 새로운 놀이가 가능해졌다. 정우는 매일 아침 달걀 프라이 두 개를 먹는데, 오늘은 달걀 껍데기에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흰 펜을 고른 후 정우가 말했다. “나는 바람을 그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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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유로 아빠는 나의 결혼 후 만 4년 만에 제주에 오셨다. 고모네와 함께. 큰 고모부는 일흔이 훌쩍 넘으셨고 기억 속에 날카로웠던 둘째 고모부는 너무 웃긴 분이셨다. 머리숱을 뽐내며 굵은 파마를 한 곱디고운 큰고모와 작은 고모가 계셨고, 막내고모는 말하길 할머니 소리는 정우에게 처음 들어보셨다고 ㅋㅋ 그도 그런 것이 큰고모와 10살 넘게 차이가 나니 아빠가 업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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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나고 또 결혼을 해서 함께 살아갈 때, 이상적인 형을 그리고 생각의 모양이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길인가 싶다. 하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 사람을 이해하고 그의 생각이 나와 같지 않음을 존중할 수 있게 되는 순간, 그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尊 (높을 존), 重 (귀중할 중) 바로 이런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