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들어온 신랑에게 어떻게 벌써 5월이냐고 스스로에게 되묻듯 말했다.
오늘이 5.18이야.
오후 늦게 알아채 각오하지 못한 책을 펼쳐든다.
이튿날 저녁까지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실핏줄이 터져 붉어진 흰자의 가장자리와 조금 부어버린 내 눈을
잊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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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장편을 쓰면서 시를 쓰면 그 분위기가 들어온다. 『소년이 온다』을 쓰면서 시도 함께 썼다. 이 소설을 쓸 때 「저녁의 소묘」를 썼다. 그래서 저녁 이야기가 두 작품에 겹쳐졌다. 「거울 저편의 겨울」 연작에 ‘학살을 기억하는 나는, 신도 인간도 믿지 않는 너를 기억하는 나는’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 소설과도 연결된다. 보통 소설과 소설 사이에 시를 쓰지만, 잠깐 시가 써질 때가 있다. 『채식주의자』를 쓸 때는 「피 흐르는 눈」 연작을 썼다.
이 소설을 쓰면서 인간의 훼손돼서는 안 되는 것들이 훼손됐던 시간들을 들여다보며 고통을 많이 느꼈다.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울기도 많이 했는데. 최근 한 번역자가 쓴 글을 읽었다. 걸프전이 일어났을 때, 폭격이 일어나 수많은 민간인들이 죽었다는 뉴스를 듣고 버스를 탔는데 계속 눈물이 났다고. 이 눈물의 의미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이 글이 나에겐 최근에 들은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됐다. 『소년이 온다』를 쓰면서 느낀 고통이 ‘인간에 대한 사랑이구나’를 느꼈다.
* 출처 : 채널예스 https://ch.yes24.com/article/details/2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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