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 (群像)

수집하던 사람들의 손은 무엇을 말하는지, 또 수집하고 싶은 발을 통해서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떠한 예정도 되어 있지 않은 다음 전시 전까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유독 저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을 수집할 뿐입니다. 

그러다 천천히 레이어가 쌓이듯, 소리와 글과 그림의 결합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부러 수집한 소리든 의도치 않게 들려온 소리든, 직접 끄적인 글이든 노출되어 버린 다른 이의 언어든, 풍경 그림이든 인간의 그것이든 말입니다.

그리하여 다음 전시에서는 저 자신을 포함한 어떠한 것도 믿지 못하던 제가 군상을 그리게 된 계기를 함께 풀어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감히 군상을 논하다니, 스스로도 섣부르고 흥미롭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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