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속눈썹이, 볼이, 보드라운 솜털이

어두운 밤 아파서 낑낑대는 내게 정우가 조심스레 와서는 보드라운 두 볼을 요리조리 비비고 뽀뽀를 하고 간다. 나는 행여나 감기 바이러스가 옮을세라 아이의 입술이 나의 입에 닿지 않도록 볼을 옮겨준다. 서로의 속눈썹이, 볼이, 보드라운 솜털이 닿을 때 행복하다. 장난감을 정리해야 하니 조금 소리가 나도 이해해 달라며 속삭이듯 말하고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조심 정리할 때도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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