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그의 출장이 잡혔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다녀오겠다 다짐한 듯 보였다.
혼자 있을 때 가장 큰 난관은 밥을 먹는 일이었는데, 밑반찬을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도록 그릇에 담아주었다. 한 겹 한 겹 쌓인 치즈와 김이 들어간 달걀말이도.
그 어떤 허세 가득한 사진보다 내게 가장 아름다웠던 식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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