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le spleen de Jeju

  • 못 자는 밤

    이렇게나 짙은 밤에, 옅은 밤에 반짝이는 건물의 은하수를 내려다 보다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본다. 하나 둘, 푸른 별이 또 하나 둘. 지붕 끝에도 걸렸네.


  • le français

    J’ai en rêve.C‘est mon exposition de peinture à paris, tôt ou tard.Bon corage!


  • 자화상

    서른아홉이 되던 해 날카롭고 따뜻하기를 어지러이 반복하던 날에 오후의 햇살이 푸른 하늘 저편과 나의 상념을 옅어지게 만들던 어느 날에 나는 문득 생각했다. 자화상을 남겨두어야겠다고,


  • 팔리지 않을 작품의 영감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 그것을 결국 그리는 일은 하지 못할 말을 머릿속에 써 내려가거나 밝은 회빛 하늘에 아침부터 눈발이 날리던 이월 이십삼일 창밖의 동박새에 자꾸만 눈이 가는 것.


  • 모든 삶과 죽음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나아가지 않는 시대와 가깝고 먼 이의 죽음을 노벨상과 계엄, 빛과 참사, 사랑과 사랑이 있던 2024년을 마무리하며.


  • 젊어 성공한 나의 그림과 늙어 성공한 나의 그림에는 어떤 차이가 있어야 할까


  • 곰팡이

    작업실에 두던 작품들 뒷면에 곰팡이가 피었다. 이고 지다 결국 이렇게 될 줄도 알았고. 아직은 괜찮은 작품들이라도 살리려 액자에서 작품을 분리해 본다. 지익-하고 작품을 떼어낼 때마다 내 마음도 하나 둘 도려내지고, 생각보다 소리가 경쾌하다. 진희언니에게 어울릴 초록의 작품 하나는 맡기고, 끝내 떼어내지 못한 작품 몇 개가 내게 남았다. 버릴 것이 쓸데없이 아름다웠다.


  • 도원

    과일 작업의 타이틀이 나왔다. 도원(桃源) 2024. 10. 12 이중섭 미술관 가는 길에


  • 하얀 나비

    선선한 날 문을 열어두고 작업을 하다가 보면 종종 하얀 나비가 날아든다. 늘 하얀 나비다.


  • 미술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시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나 며칠을 보낸 뒤 나는 겨우 연필 한 자루 들고선 아름답고 한심한 꽃그림을 그린다.. 인류에 위협이 될 정도로 급성장한 AI의 발전을 혹자는 사진기의 발명에 빗대기도, 혹자는 뒤샹의 ‘샘’과 같은 작품이 주었던 충격에서 해답을 얻기도 하였다. 발전을 거듭해온 과학자들과는 다르게 예술가는 대게 비관적이더라는 데에서 잠시 위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