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입맛이 없은지 서너 달 되었을까.

애써 비빈 밥을 욱여넣다 결국 체했다.

견딜만한 편두통과 미열을 앓다가

더러 울음이 왈칵 쏟아지던 날도 있었다.

갈피를 못 잡던 그림 때문이었는지

그림 같던 내 인생 때문이었는지

내내 듣던 쓸쓸한 음악 때문이라며

나는 고작 하는 일이

조금 덜 쓸쓸한 음악을 듣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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