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huikim:

재주소년과 귤

12월 9일이었다.

한달 전부터 예약해둔 재주소년의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정우를 재우고 함께 동행하기로 한 바라언니의 작업실에 들렀다.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벌써 공연시간이 코앞이었다. 공연은 네시인데 가려면 삼십분은 걸릴터였다. 언니는 공방문을 닫을 수 없어 나를 데려다 주기로만 했다. -언니도 정신이 없었던터라 공연이 오늘인지도 몰랐단다- 쌩 달려 도착한 공연장에선 이미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오프닝을 놓친건 아쉽지만 언니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감정이 우선이었다.

공연은 결혼 전 보았던 ‘유희열의 스케치북’ 이후 처음이다. 재주소년의 목소리는 mp3로 듣던 그 소리와 너무 똑같아 놀랐고, 공연장이 너무 추워 -반짝반짝 지구상회는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다- 소매를 내리는데 가끔씩 보이는 그의 손목은 너무 섹시해서 반했으며, 마지막 곡의 첫 기타소리가 가슴을 저리게 하였다.

나는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 신랑을 불렀다. 다행히 정우는 그동안 잘 잤다고 한다.

한편,

정우가 처음으로 말한 문장은 “귤 주세요.” 다. 보사노바를 듣고 자란 ‘루시드폴’이 농사지은 귤을 한입 먹고는 “뀰 두떼요.” 라고 말했다.

재주소년과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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