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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우리는 수술을 택했고 열 시간이 허망하게도 아가의 울음소리는 수술실로 향한 지 고작 10분 만에 들렸다고 한다.저 작은 것과 마취에 취해 있던 나를 보며 신랑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했다.희미한 정신을 붙들고 있던 내게 아가를 보여주던 것이 생각난다.장시간의 수면부족과 산통 후로 온몸의 기력과 수분이 빠진 나는 억억 소리만 날 뿐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아가에게 젖은 물려야 한다며 아픈 몸을 옆으로 뉘었다.아가가 품에…


  • 며칠 전부터 태교 삼아 아영이 알려준 ‘ebs 낭독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듣고 있다. 상당히 좋으니 추천한다. 아침마다 반수면 상태로 듣고 있는데 오늘 아침엔 그가 책을 한 권 가져오더니 본인이 읽어주겠다고 한다.잠잘 시간도 부족할 텐데 새벽에 짬을 내어 읽어주다니.그는 목소리가 좋았다. 많이 좋았다.품에 쏙 안겨 눈을 감고 들었더니 책 내용은 점점 희미해지고 목소리만 귓가에 남았다.신랑은 다음에 읽을 책을 소파 위에 꺼내두곤 서둘러 샤워를…


  • 출장

    장마라 새벽부터 비가 추적추적 온다. 어제 늦게 잔 탓에 피곤해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데, 부엌에서 달그락달그락 요리하는 소리가 들린다. 신랑도 피곤할 텐데 일찍 일어나 내 아침을 준비해주고 있다. 씻지도 않은 그가 오늘따라 보송보송하니 예뻐 보인다. 오늘 아침은 칼칼한 콩나물 국이다. 별거 넣지도 않은 것 같은데 남편이 하는 요리는 다 맛있다. 엄청 맛있다. 여덟 시 반 비행기로 그가 출장을 갔다. 집에 홀로…


  • 141008

    그는 입술이 예뻤다.조금은 매서운 눈매와 안경이 그리고 살이 붙어 동글한 얼굴에 도톰한 입술이 예뻤다. 그는 왼손으로 폰을 자주 본다.그래서 왼편으로 기운 몸 때문에 오른쪽 얼굴을 많이 보게 되는데 머리카락부터 귓볼 턱 입술 코 눈까지 찬찬히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의 섹시함과 귀여움은 입술에서 나오는가 싶다.어젯밤엔 일 때문에 새벽 네시가 다되어 잠을 잔듯하다. 일찍 자는 나를 재워주려 그가 옆에 누웠다. 심장이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