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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랑은 정우가 점점 더 이뻐진다고 말했다. 정우는 이제 엄마, 맘마, 아빠를 말할 수 있다.꽤 정확한 발음으로 아빠빠빠 하면 내가 “아빠?” 하고 놀라 웃어 보이는데, 정우는 ‘뭘 이런 일로 놀라?’ 라는 얼굴로 시크하게 고개를 돌렸다. 두어 달 전에는 배에 부우- 하고 바람을 불어 방귀소리를 내면 어느새 따라 우리의 배에, 다리에, 팔에 똑같이 따라 부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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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는 이제 잠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뒤집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뒤로 떨어졌더니 지난번에 엄청 아팠어. 옆으로 떨어지는 건가 음 앞으로 내려가자 아 다리는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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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를 키우는 동안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낸다 생각했다.스트레스가 절정일 때에는 신랑이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어떠하겠느냐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 낮잠을 재워놓고 집안일을 끝마치니 시간이 조금 남았다.이 책 저책 살펴보다 정우가 언제 깨어나도 덮기 좋은 산문집 한 권을 집어 들었다. 몇 장 읽다 문득 든 생각. 나는 아가를 키우는 동안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낸다 생각했다. 그렇지만 정우가 성장통으로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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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가 자다 뒤집기를 반복하며 데굴데굴 구르는데 벽에 부딪혀 그만 더이상 갈 수 없게 되자 응애응애 울었다. 그런 정우가 난 너무 웃겨 안아 달래며 웃었다. 조금 미안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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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을 올려본다. 어젯밤 잠들기 전 우리는 지금 이때가 제일 이쁜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막 옹알이를 시작할 무렵, 눈이 똘망똘망 해져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고싶어 하는지, 우릴 보며 살짝 웃어줄때, 그 때. 정우가 좀 더 커서 논리적으로 얘기하면 안이쁘다고 한다. + 4년후 드는 생각, 6살에 논리적으로 얘기 하려고 노력하니 더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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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그의 출장이 잡혔다.그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다녀오겠다 다짐한 듯 보였다.혼자 있을 때 가장 큰 난관은 밥을 먹는 일이었는데, 밑반찬을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도록 그릇에 담아주었다. 한 겹 한 겹 쌓인 치즈와 김이 들어간 달걀말이도.그 어떤 허세 가득한 사진보다 내게 가장 아름다웠던 식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