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le spleen de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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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의 30년지기 친구부부가 놀러와 횟집에서 회를 먹던 중이었다. 갑자기 옆 테이블 부부가 정우와 신랑친구부부의 초등생 아들에게 오천원씩 용돈을 건넸다. 우리는 영문을 몰라 화들짝 놀람과 동시에 쑥쓰럽기도 하고 또 기분이 매우 좋았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아이들이 둘이나 있어 바로 옆 테이블에 앉기 싫었는데, 우리 아이들이 예상과는 달리 떠들썩하지 않게 잘 있어주고, 잘 먹어주고, 기다리는동안 책을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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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첫 아크릴화 수업의 첫 수강생분이 올린 글, 그분은 고3 수험생들의 담임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직업을 가질건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봤다고 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친구들이 얘기한 동사같은 삶. 그 중 나의 눈에 띈 글 하나를 옮겨 적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미술 분야의 직업’ 끄덕끄덕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최근 열어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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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들었던 수목원과 도넛 이야기. 출판을 하던분은 나무에게 미안한 마음에 결국 수목원을 만들었고, 목수는 꿈을 접고 도넛가게를 하려다 마음을 다잡고 나무로 도넛을 깍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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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온 이후로는 가족들과 통화나 톡으로 안부를 전한다. 얼마전 아빠는 틀니를 하려고 치과를 다닌다고 했다. 어금니를 모두 뺐다고. 수화기 너머로 상추가 먹고싶어 조금 뜯어 먹어봤는데 맛을 하나도 모르겠다 말씀하셨다. 젊은시절 맛동산을 제일 좋아할만큼 이 하나는 튼튼하셨는데 어쩌다 잇몸까지 약해지셨는지. 속상한 마음 감출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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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언니에게 공모전에 출품할 사진을 부탁했다.사진을 찍는 언니에게 촬영을 부탁하다니 염치가 없었다. 그럼에도 언니는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었고 덕분에 언니의 작업실에 가보게 되는 영광을 누렸다. 실제의 향과 실제의 촉감이었다. 탐나던 책갈피도 얻었고! 헤헤 거실에서 재택근무를 하고계시던 형부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조잘조잘 옆방에서 촬영을 하는 우리때문에 일이 손에잡히지 않으셨으리라. 그래도 관심있게 지켜봐주시고 조언해주시고 도움을 너무나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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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량 안고있던 작품이 다른 분에게로 가게 되었다. ‘지난 겨울의 삼나무길’ 이라는 작품으로, 제주의 비자림로가 훼손 될 시기에 그려진 작품이었다.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이익이 연결된 사안이라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렵지만, 작품이 그려진 후부터 꽤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던 작품이었다. 연락을 주신 분은 남원에 살고 계시고, -처음엔 서귀포 남원인줄 알았다-그림을 본지는 오래 되셨는데 이제사 용기내 구입을 원하신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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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로를 처음 접하게 된건 여고시절이다. 수능이 끝난 직후 일어 선생님께서 ‘이웃집 토토로’를 보여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난 불어전공인데 어째서…- 이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붉은돼지’ 등을 연속해서 본 것 같다. 당시에는 시간때우기용 애니였으나 ‘스튜디오지브리’사의 어마어마한 작품이었단 사실은 대학생이 되어서야 알았다. 며칠전, 넷플릭스에 ‘이웃집 토토로’가 올라왔다.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워 포켓몬만 보지말고-포켓몬의 스토리도 매우 좋아하고 인정하는 바입니다.- 정우에게 보여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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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가 생겨 참숯만들기 체험을 했다. 체험이라기 보다는 고생에 가까웠고 그걸 왜 돈주고 하냐는 신랑 지인의 이야기도 있었건만, 싫은 소리 없이 열심히 임해준 신랑에게 고맙고 또 모두 끝나고 보니 꽤나 좋은 경험이었다. 때마침 나는 그 후 아트제주에서 만났던 ‘이배’작가님의 작품이 숯으로 작업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자, 이제 이 귀한 숯으로 무얼할지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