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le spleen de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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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9 결혼기념일 5주년 좋고 감사한 일들로 가득해 남겨둔다. 1. 오전 학부모 워크샵에 참가해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예쁜 파우치를 뜨고 -색실을 잘 선택한 것 같다-2. 너무나 맛있는 점심데이트에 -사장님의 손놀림이 매우 조화롭습니다-3. 사랑하는 인디고 언니의 케이크로 초를 불어 축하한 일. -날이 갈수록 케이크가 맛있어져ㅠ-4. 날이 좋아 아들이 유치원에서 하원한 후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 수 있었던 것.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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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업무 전화를 받는 신랑이 너무 좋다. 처음 볼 때부터 업무 전화를 받는 소리를 좋아했었다. 2013년 당시 우린 같은 사무실 공간을 사용했는데, 신랑은 저 너머 창가자리에 자리한 옆팀의 팀장님이었다. 우리 사무실은 북쪽 벽면이 모두 통창으로 되어 있어, 햇살이 많이 넘어와 종종 눈이 부시기도 했고, 컴퓨터만 쳐다보는 일이다 보니 눈의 피로를 핑계 삼아 창가 저 너머 신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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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 나는 우연히 천연염색 작업을 하게되었다. 작품은 거듭할수록 서서히 정리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일년 후 몇몇 작품에서 색이 옅어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후 천연염색은 포기하고 일년간 아크릴화로만 작업을 진행하였다. 한해동안의 작업물을 정리하고 전시준비를 하던 중 나는 이전에 작업했던 천연염색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그 색이 물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아름다웠다. 물감으로는 자연 그대로의 컬러를 나타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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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비가 많이 오는 날이다. 트렌치코트 모양의 베이지색 우비와 공룡들이 그려진 장화를 신고 유치원에 보낸다. 정우는 쪼리를 신은 내 발을 만지작 거리더니 “넌 장화 없지?” “너 작아지몀~ 이거(본인의 공룡 장화) 줄게~”라고 한다. 하면 이 아닌 하몀으로 발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언제까지고 그렇게 얘기해 주었으면 좋겠다. ㅋㅋ 정우는 옷이며 책, 장난감 등을 인디고 형아에게 많이 물려받는데 그 때문에 작아진 물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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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티비 보는 것을 줄이기로 했더니 짧은 아침시간에도 새로운 놀이가 가능해졌다. 정우는 매일 아침 달걀 프라이 두 개를 먹는데, 오늘은 달걀 껍데기에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흰 펜을 고른 후 정우가 말했다. “나는 바람을 그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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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유로 아빠는 나의 결혼 후 만 4년 만에 제주에 오셨다. 고모네와 함께. 큰 고모부는 일흔이 훌쩍 넘으셨고 기억 속에 날카로웠던 둘째 고모부는 너무 웃긴 분이셨다. 머리숱을 뽐내며 굵은 파마를 한 곱디고운 큰고모와 작은 고모가 계셨고, 막내고모는 말하길 할머니 소리는 정우에게 처음 들어보셨다고 ㅋㅋ 그도 그런 것이 큰고모와 10살 넘게 차이가 나니 아빠가 업어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