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le spleen de Jeju

  • 금능

    어제같은 날엔 무조건 금능이었다. 전날부터 나는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수영복, 여벌옷, 씻을물, 간식 등을 준비해두었다. 한편, 정우는 새학기부터 다니기 시작한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한다. 어제는 입구에서부터 들어가기 싫다고 울며불며 떼쓰다 결국 야외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삼십분 정도 놀게되었다. 그리곤 바로 나와함께 금능으로 향했던 것이다. 바다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어제는 날이 좋아 놀이터에서도 놀고 바다에서도 엄마랑 신나게 놀았지만 오늘은…


  • 응가

    정우가 드디어 변기통에 응가를 했다!!!!


  • 올해 마흔이 된 신랑에게 저 오랜 나무처럼 항상 우뚝 서 있길 생각보다 일찍 만난 수선화처럼 늘 설레이길


  • 2017.12.31

    신랑은 얼마 전 새벽 세시에 출근을 했다. 새해부턴 업무가 바뀔 예정이라 신경 쓸 일이 많다고 했다. 퇴근 후에도 많이 피곤한지 정우와 놀아주는 질과 양이 달라졌다. – 출장길에 다친 무릎때문이기도 하니 이부분은 패스하자. 빨리 낫길! – 29일 저녁이었다. 보통 아홉시 반쯤 우리는 침실로 가 한시간정도 뒹굴다 잠드는 편이다. 열시쯤 되었을까. 눈이 반이상 감긴 신랑이 정우에게 말했다.…


  • chohuikim: 12월 9일이었다. 한달 전부터 예약해둔 재주소년의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정우를 재우고 함께 동행하기로 한 바라언니의 작업실에 들렀다.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벌써 공연시간이 코앞이었다. 공연은 네시인데 가려면 삼십분은 걸릴터였다. 언니는 공방문을 닫을 수 없어 나를 데려다 주기로만 했다. -언니도 정신이 없었던터라 공연이 오늘인지도 몰랐단다- 쌩 달려 도착한 공연장에선 이미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오프닝을 놓친건…


  • 지난해 말부터 진행해오던 ‘천연염색 아크릴화’를 뒤로하게 되었다. 이는 그간 진행했던 작업물 중 일부 작품에서 천연염색 부분의 색이 옅어지는 사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인스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으며 연락이 닿는 분들에 한해서는 작품이 모두 괜찮다는 연락을 받았다. 또 어느 분께서는 조금 물이 빠지기는 했으나 이삼년 지났으니 천연염색의 특성상 시간에 따른 것이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며 “앞으로도 좋은 작품 부탁한다”는…


  • 오래전부터/ 내가 소를 잊고 살듯/ 별쯤 잊고 살아도/ 밤마다 별은/ 머나먼 마음의 어둠 지고 떠올라/ 기우는 집들의 굴뚝과/ 속삭이는 개울을 지나와/ 아직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이상국의 ‘별에게로 가는 길’ 중


  • 나의 팔이 그의 작은 허리를 감싸 안았다. 눈을 감고 얼굴을 맞대면 나의 광대가 그의 눈두덩이에 폭 잠긴다. 나는 그 느낌이 좋다. 보들보들한 살결에 작은 속눈썹이 간질간질 나를 간지럽힌다.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속눈썹이 처음 길어 나올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도 속눈썹으로 그의 찹쌀모찌같은 볼을 간지럽혀본다.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면 그의 냄새가 솔솔 난다. 로션 냄새인지…


  • 가족계획

    우리는 얼마전 가족계획을 마무리하였다. 이로써 정우는 5대 독자가 되었음을 알린다.


  • 감물염색

    얼마전 감물로 염색한 천이 이제야 색이 나왔다. 감물은 살균효과가 뛰어나 천에 염색하면 벌레들이 비켜간다고 한다. 나는 고이 보관하던 정우의 배냇저고리와 돌한복을 꺼내 기다란 감물염색천으로 감쌌다. 정우가 클때까지 벌레들이 비켜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