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같은 날엔 무조건 금능이었다.
전날부터 나는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수영복, 여벌옷, 씻을물, 간식 등을 준비해두었다.
한편, 정우는 새학기부터 다니기 시작한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한다. 어제는 입구에서부터 들어가기 싫다고 울며불며 떼쓰다 결국 야외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삼십분 정도 놀게되었다.
그리곤 바로 나와함께 금능으로 향했던 것이다.
바다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어제는 날이 좋아 놀이터에서도 놀고 바다에서도 엄마랑 신나게 놀았지만 오늘은 꼼짝없이 12시까지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잘 할 수 있을지 ..
lifestyle
2018.3.2 정우 어린이집 입학
나의 신랑
눈이 오는 김영갑 갤러리에서 꽃이 만발한 엽서를 사들고왔다.
그리고 나의 신랑은 점점 멋있어진다.
로즈마리
나무만큼 큰 로즈마리를 조금 꺽어왔는데 방이 정리되었다. 나는 찬장에서 신랑이 쓰지않는 술병을 꺼내왔다. 우키요에 풍의 일본 여자가 그려진 작은 술병이었다. 꺽어온 로즈마리를 나는 그 작은 술병에 담가두었다. 봄에 뿌리가 내리면 아파트 화단에 심을 생각이다.
올해 마흔이 된 신랑에게
올해 마흔이 된 신랑에게
저 오랜 나무처럼 항상 우뚝 서 있길
생각보다 일찍 만난 수선화처럼 늘 설레이길
내가 생각하는 육아란
육아는 나 또한 어린 아기처럼 약하고 미숙한 존재임을 깨닫는 길이다.
긴 추석 연휴
이번 추석 연휴는 길다.
이 길고 긴 연휴동안 나는 무얼할지 고민한다.
아무래도 지금 살고있는 이 집에 오래 살게될것같은 느낌이니
좀 더 애정있게 집을 정리하기로 한다.
싱크대부터 유리창까지 그간 못본척 신경쓰이던 곳을 구석구석 청소했다.
베란다 창문을 닦으니 창문너머로 보이는 집앞 놀이터와 나무들이 환히 보였다.
우리집은 2층인데 창가쪽에 나무 꼭대기 부분이 딱 맞닿는다.
정우는 종종 맨발로 베란다를 돌아다니는데 -베란다에 둔 크록스 슬리퍼를 신기가 아직 귀찮고 어려운 모양이다- 이제 정우가 나무들을 더 환히 볼 수 있어서 가장 좋다.
오후에 석양이 질때면 노란빛과 나뭇잎 그림자가 거실까지 비추는데 그 모습도 좋다.
한편,
우리 세 가족은 놀러다니고 밥을 먹게 되는 시간이 늘었다.
정우와 내가 듣는 수업에 여보가 참여하기도 했다.
또 오랜만에 여유있게 세 가족이 여행을 다니니 데이트를 하듯 새로웠다.
하지만 시간이 늘어난 만큼 싸움도 늘었다.
서로의 입장과 생각이 다르거나 오해해서 부딪히는 부분들이 많다.
그래도 언젠가 둥근 자갈이 되어 예쁜 소리도 나겠지.
가족계획
우리는 얼마전 가족계획을 마무리하였다.
이로써 정우는 5대 독자가 되었음을 알린다.
만나게 되는 아기 엄마들과의 대화에서도 둘째 얘기를 한번은 하게되고 집앞 놀이터에서도 간혹 할머님들을 만나면 둘째 셋째 말씀들을 하신다.
“아이구 키워주실꺼 아니면 그런말씀 마세요~”
웃으며 뼈있게 대답해본다.
바를 정. 도울 우.
부모님께서 받아오신 이름중 가장 우리의 뜻에 맞는 이름이었다.
혼자지만 바르게 자라 남을 돕고 나눌 줄 아는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감물염색
얼마전 감물로 염색한 천이 이제야 색이 나왔다.
감물은 살균효과가 뛰어나 천에 염색하면 벌레들이 비켜간다고 한다.
나는 고이 보관하던 정우의 배냇저고리와 돌한복을 꺼내
기다란 감물염색천으로 감쌌다.
정우가 클때까지 벌레들이 비켜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