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는 드디어 낮에도 밤에도 맘마를 하지않고 잘 수 있게 되었다.

지난 금요일이었다.
신랑이 저녁에 말하길 “오늘부터 내가 정우를 데리고 잘테니 넌 따로 자라 제발! ”
-‘제발’은 몇번 그리 말했으나 내가 여보의 말을 듣지 않고 같이 자다 계속 새벽수유를 하게 된 사건에서 비롯함-
결국 나는 신랑방으로, 신랑과 정우는 안방에서 같이 잠을 청했다.

늘 맘마를 하며 잠이들던 정우에게 아빠와 함께 잠드는것은 너무 가혹했을까.
정우는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서럽게 울어댔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어느순간 문 너머로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날 나는 오랜 꿈을 꾸었다.
오랜만에 단잠을 잤다.
아침 7시였다.
정우의 눈엔 눈물이 아빠의 눈엔 핏대가 지난 밤 사투를 그리게 하였다.
나는 부랴부랴 정우에게 젖을 먹였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정우도 좋은지 금새 베시시 웃어보였다.

이제 정우는 낮에도 안방 문을 닫고 커튼을 치면 왼쪽 품에 안겨 심장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다.
오늘 밤에는 울지않고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장하다 내아들!

그리고 무엇이든 못하는게 없는 우리 여보야는
육아마저 나보다 잘한다.
이러한 정우의 수면 패턴을 만들어 주고는
불금을 보내러 가셨다.
오늘은 새벽에 들어와도 용서가 되는 밤이다.
사랑해요 우리여보.

패턴은 이러하다.

8시 샤워
샤워 후 조용한 놀이
8시 50분 안방으로 들어감
9시 반짝반짝 자장가 부르기
9시 5분 불끄고 자장가 부르기
9시 10분 잠들면 20분동안 안은채로 토닥토닥
이후엔 내려놓아도 됨

모찌

살이 올라 통통한 정우의 두 볼은 찹쌀모찌 같다. 쫄깃쫄깃

감기

정확히 아홉달이 되던 날이었다.
그날은 영천집에 가는 날이기도 했다.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나는 일찍 일어났다.
정우는 늘 아침 7시면 일어나는데 -그래서 늘 정우가 날 깨워준다- 어김없이 일찍 일어난 정우의 코에서 콧물이 났다.
맙소사.
정우가 감기에 걸렸다.
모유수유로 정우의 건강에 자신하던 나였다.
그간 한번도 아프지 않았는데 이번엔 진짜 감기다.
작은 코에서 맑은 콧물이 쪼르륵 흐른다.
며칠만에 금새 낫는가 싶더니 정우는 다시 아프다.
비도 오고 선풍기며 에어컨이며 밤엔 추웠고 할머니댁에 가는 바람에 환경도 바뀌었었고
이래저래 잘 못해주었나 싶다.
제주에 돌아와서도 밤새 비가 세차게 내렸다.
체온계는 37.3도
적정한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내 손은 안다.
정우는 지금 열이나고 있다.
약기운에 맘마하며 잘것같다.

-우리정우야 엄마가 감기 똑 떨어지게 해줄께요.
아프지 마세요.-

이상할 노릇이었다.

이상할 노릇이었다.
언제인지 울며불며 신랑에게 일주일에 두시간만 내 시간을 달라 이야기 하던때가 있었다.
아가와 떨어져 나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은 아가에게도 필요한 시간이라 생각했다.
신랑이 말했다.
가서 영화를 보든 그림을 그리든 미술관을 가든 아님 카페를 가던지 하라고, 다녀오라고 말했다.
그런데 나는 다시 울음이 났다.
꺼이꺼이 울며 말했다.
“으허오어엉 가고싶은데가 없우오어엉.
혼자 하고시푼게 업스으어엉.”
나 혼자서는 가고싶은 곳도 하고싶은 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여보와 정우와 모든 것을 함께하고 싶었다.

점점 이뻐지고 있다.

신랑은 정우가 점점 더 이뻐진다고 말했다.
사실이다.
정우는 점점 이뻐지고 있다.

정우는 이제 엄마, 맘마, 아빠를 종종 하고있다.
최근 꽤 정확한 발음으로 아빱빠빠 하면 내가 아빠? 하고 놀라 웃으며 보는데, 그럼 뭐 이런걸로 놀라냐는 식으로 정우는 시크하게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또 두어달 전인가 배에 부우- 하고 바람을 불어 방귀소리를 냈는데 어느새 따라 우리의 배에 다리에 팔에 똑같이 따라 부우- 한다. 꽤 오래되었는데도 이게 제일 재밌는지 심심할때면 계속한다. 장난꾸러기다.

엊저녁엔 개그맨처럼 웃겨주었더니 목을 뒤로 젖히면서 깔깔깔 숨넘어가듯 웃어보였다.
민지는 이제 웃음소리도 안정화되어간다고 했다.

이제 물건을 짚고 일어설 수도 있는데 서서 몸통을 잡아주면 한발짝 내딛는다. 불안한 발걸음이 달에 간것보다 기쁘다.

이유식도 어제 오후에 첨으로 반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단호박 옥수수 이유식이었다.
-감동-

방금은 자면서 배에 힘을 살짝 주더니 방귀를 뽀옹 뀌었다. -아 귀여워 ㅋㅋㅋ 아 지금은 내가 자다 깨버려서 새벽 한시다- 정우가 데굴데굴 굴러 내 옆까지 와서 나는 구석에 쪼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지만 행복하다.

하고싶은 이쁜 이야기가 끝없이 술술 이어진다.
다 담을수가 없어 아쉽다.

사실이다.
정우는 점점 이뻐지고 있다.

이가 쏘옥 올라왔다

우리정우 이가 쏘옥 올라왔다.
귀엽다.
어째서 매번 아빠가 출장가있을때에 크는것인가.
새벽에 종종 깨서 돌아다니더니 이가 나려고 그랬니.
고생했정우.
사랑해.

수면교육

우리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어느때인가 잘 자던 정우는 습관적으로 새벽에 맘마를 찾기 시작했고, 그 횟수가 최근 급격히 늘었다. 그것은 피곤에 이기지 못한 내가 뉘어 맘마를 먹여 재우려는 시도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나의 탓이다. -아마 먹이지 않고 달랠 수 있었던 수많은 순간들이 지나갔으리라-
안되겠다 싶어 단호하게 마음먹고 수면교육에 들어갔다.
이제 새벽에 맘마는 없다! 자기전에 많이 먹고 자거라!
정우도 울고 나도 우는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다.
여보는 어젯밤에 안아 재우느라 밤을 꼴딱 새고 출근을 했다. 핫식스로 시작하는 한주라니.. 세식구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다.
맘마를 하며 자는것은 일단 둘째치고,
새벽에 맘마부터 끊어보자.
정우야 힘내자!
여보 우리도 힘내요!

배가 아프다.

주위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배가 아프다. 나는 지금 뒤쳐지고만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의 삶이 너무도 부럽기만 하다. 소셜엔 사람들의 힘듦은 숨긴채 부러워 할 모습들만 돌아다니니 그런가보다 해도 여전히 배는 아프다.
아가는 옆에서 이쁘게도 자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먹구름처럼 낮게 내려앉아 떠나가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