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족하고 염색은 어려운 것이었다.

나는 부족하고 염색은 어려운 것이었다.
-오방색으로 하는 천연염색, 정옥기-

나는 천연염색 아크릴화를 작업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예전 작품이 물이 빠진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집에서 몇달째 보관한 염색한 천은 색이 바래지 않아 안심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내 손을 벗어난 작품은 공기 산화와 햇빛 노출 등으로 인해 결국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도 그런것이 염색을 확실히 배우지 못한 나의 부족함도 있었겠고, 30여년 염색을 해오신 정옥기님도 하면 할수록 미궁에 빠졌다 하신다.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어렵지 않게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은 나의 큰 실수이자 오만이었다.
하지만 곧 나는 가슴에 무언가 두근거림이 생겼다. 무궁무진한 답이없는 이 천연염색의 세계가 나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이상할 노릇이었다.
그간 후루룩 그리던 펜화를 좋아하던 내가 이 고생스러운 작업에 빠지다니.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벚꽃

봄바람 휘날리던 날.
그대가 꽃을 주었다.
책상위에 시크하게 두고는
해마다 주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