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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의 업무소리를 배경삼아 가만히 꽃잎을 찍는다.

멀리 고심끝에 뱉어진 그의 단어들이 음악이 되는 순간.

코로나

아침에 유퀴즈를 봤다.

코로나19로 최전선에서 일하는 이들을 보니

나는 이리 안녕해도 되나 싶어 눈물이 계속 났다.

양가감정

일을 하고싶다가도 하기싫다.

3월만 기다리던 찰나였다. 벌써 6살이 된 정우가 이제 형님반이 되어 5시에 마치면 하고싶던 천연염색도 또 운동도 하려던 참이었다. 망할 바이러스에도 누군가는 잘만 살아내는데 나의 일과는 무너졌다. 시간을 역행하듯 정우와 종일 지내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잘 지내면 다행인데 하루라도 싸우지 않고 넘어가는 날은 없다. 그럴때면 나는 나쁜 엄마가 된 것 같다.

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를 잘 키우기로 스스로 약속했다. 그런데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를때면 나는 아이마저 잘 키워내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 ‘신랑은 돈이라도 많이 버는데..’ 소리가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이러한 속상한 감정은 티비를 보여줄때나 아이옆에서 휴대폰을 할때도 해당된다.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할 수 있는 정기적인 일이 ‘미술학원’정도 일텐데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을 하고싶은 이유는, 신랑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계속해서 존재하는데, 특히 신랑이 밤에 짙은 소주를 찾을때 두번째 감정은 커진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되면 그간 일을 하던 엄마들도 그만둔다고 하지 않던가. 이제 2년 남았다.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의 꿈은 화가이다.

토토로

토토로를 처음 접하게 된건 여고시절이다.

수능이 끝난 직후 일어 선생님께서 ‘이웃집 토토로’를 보여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난 불어전공인데 어째서…-

이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붉은돼지’ 등을 연속해서 본 것 같다.

당시에는 시간때우기용 애니였으나 ‘스튜디오지브리’사의 어마어마한 작품이었단 사실은 대학생이 되어서야 알았다.

며칠전, 넷플릭스에 ‘이웃집 토토로’가 올라왔다.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워 포켓몬만 보지말고-포켓몬의 스토리도 매우 좋아하고 인정하는 바입니다.- 정우에게 보여줬더니, 보는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나 역시 스토리를 까먹은터라 한시간 반이 15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고양이 버스는 다시봐도 충격적이다. ㅋ-

함께 볼 수 있는 좋아하는 영화가 생겨서 기분이 묘하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

볕이 좋은날,

이불을 털어 먼지가 이만큼 나와서 별가루 처럼 보일 때.

빨지 않은 운동화 속까지 햇볕이 닿아 세균이 죽은 것 같을 때.

2019.12.31

때마침 눈발이 날리던 일

아침일찍 도립미술관으로 가본 일

좋아하는 프랑스 작품들을 여러번 볼 수 있었던 일

오랜만에 두꺼운 서양미술사 책을 꺼내본 일

내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만난 일

주변 사람들이 좋은 날들을 보낸 일

마지막으로 우리가족 또한 아름다운 날들의 연속이

모두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연말파티

거하게 연말파티를 했다.

매번 신랑만 가는것이 아쉽고 속상하고 밉고 그랬는데,

흥흥 너는 또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