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감정

일을 하고싶다가도 하기싫다.

3월만 기다리던 찰나였다. 벌써 6살이 된 정우가 이제 형님반이 되어 5시에 마치면 하고싶던 천연염색도 또 운동도 하려던 참이었다. 망할 바이러스에도 누군가는 잘만 살아내는데 나의 일과는 무너졌다. 시간을 역행하듯 정우와 종일 지내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잘 지내면 다행인데 하루라도 싸우지 않고 넘어가는 날은 없다. 그럴때면 나는 나쁜 엄마가 된 것 같다.

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를 잘 키우기로 스스로 약속했다. 그런데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를때면 나는 아이마저 잘 키워내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 ‘신랑은 돈이라도 많이 버는데..’ 소리가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이러한 속상한 감정은 티비를 보여줄때나 아이옆에서 휴대폰을 할때도 해당된다.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할 수 있는 정기적인 일이 ‘미술학원’정도 일텐데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을 하고싶은 이유는, 신랑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계속해서 존재하는데, 특히 신랑이 밤에 짙은 소주를 찾을때 두번째 감정은 커진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되면 그간 일을 하던 엄마들도 그만둔다고 하지 않던가. 이제 2년 남았다.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의 꿈은 화가이다.

토토로

토토로를 처음 접하게 된건 여고시절이다.

수능이 끝난 직후 일어 선생님께서 ‘이웃집 토토로’를 보여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난 불어전공인데 어째서…-

이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붉은돼지’ 등을 연속해서 본 것 같다.

당시에는 시간때우기용 애니였으나 ‘스튜디오지브리’사의 어마어마한 작품이었단 사실은 대학생이 되어서야 알았다.

며칠전, 넷플릭스에 ‘이웃집 토토로’가 올라왔다.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워 포켓몬만 보지말고-포켓몬의 스토리도 매우 좋아하고 인정하는 바입니다.- 정우에게 보여줬더니, 보는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나 역시 스토리를 까먹은터라 한시간 반이 15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고양이 버스는 다시봐도 충격적이다. ㅋ-

함께 볼 수 있는 좋아하는 영화가 생겨서 기분이 묘하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

볕이 좋은날,

이불을 털어 먼지가 이만큼 나와서 별가루 처럼 보일 때.

빨지 않은 운동화 속까지 햇볕이 닿아 세균이 죽은 것 같을 때.

2019.12.31

때마침 눈발이 날리던 일

아침일찍 도립미술관으로 가본 일

좋아하는 프랑스 작품들을 여러번 볼 수 있었던 일

오랜만에 두꺼운 서양미술사 책을 꺼내본 일

내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만난 일

주변 사람들이 좋은 날들을 보낸 일

마지막으로 우리가족 또한 아름다운 날들의 연속이

모두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연말파티

거하게 연말파티를 했다.

매번 신랑만 가는것이 아쉽고 속상하고 밉고 그랬는데,

흥흥 너는 또가냐.

제주 전통 참숯만들기

좋은 기회가 생겨 참숯만들기 체험을 했다.

체험이라기 보다는 고생에 가까웠고 그걸 왜 돈주고 하냐는 신랑 지인의 이야기도 있었건만, 싫은 소리 없이 열심히 임해준 신랑에게 고맙고 또 모두 끝나고 보니 꽤나 좋은 경험이었다.

때마침 나는 그 후 아트제주에서 만났던 ‘이배’작가님의 작품이 숯으로 작업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자, 이제 이 귀한 숯으로 무얼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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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찍고싶은건 무엇일까

오늘도 3시 하원 후 한참을 유치원 앞 놀이터에서 놀았다. 항상 우주반 친구들이 많은데 정우와 소유가 늦게까지 노는 편. 그와중에 볕이 좋아그런지 유치원에 개나리가 피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정우는 갑자기 저기 저 구름을 찍고싶다고 했다. 요즘 즐겨보는 포켓몬의 누구를 닮았다며. 불사조 같이 생긴 바람결이 많은 구름이었다. -나는 작업을 위해 좋은 풍경을 보면 사진찍는게 습관인데 정우가 그것을 닮아가는 것 같다.-

조금 더 집에 가까워졌을때에는 저 멀리 무지개같은것도 보았다. ‘같은것’이란 색은 무지개의 그것인데 모양이 반원형이 아니라 조그맣게 뜬 프리즘을 비춘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도착했을때에는 집 둘레로 심어 둔 아직은 가지가 많지않은 동백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오전에 아크릴화 수업이 있었던덕분에 집이 매우 깨끗했고 창이 커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다웠다.

정우도 계속해서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결혼기념일

2019. 11. 29 결혼기념일 5주년

좋고 감사한 일들로 가득해 남겨둔다.

1. 오전 학부모 워크샵에 참가해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예쁜 파우치를 뜨고 -색실을 잘 선택한 것 같다-

2. 너무나 맛있는 점심데이트에 -사장님의 손놀림이 매우 조화롭습니다-

3. 사랑하는 인디고 언니의 케익으로 초를 불어 축하한 일. -날이 갈수록 케익이 맛있어져ㅠ-

4. 날이 좋아 아들이 유치원에서 하원한 후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 수 있었던 것. -최근 추워서 바깥놀이를 못했답니다-

5. 그리고 때마침 가장 좋아하는 노을색깔과 -감동-

6. 아들이 처음으로 수영할 때 물안경을 쓰고 잠수한 일. -수영은 엄마가 가르쳐준거다-

7. 신랑이 예약한 호텔 로비에 때마침 걸려있던 박서보 선생님의 작품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던 것. -한국 추상미술의 길을 잘 닦아주셔서 감사하고 또 매우 감동적입니다.-

8. 하루의 끝에는 애정하는 드라마 한편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서로가 좋아하는 술과 마른안주로 하루를 마감하며 사랑한다 이야기 한

오늘의 하루나 너무나 감사하고 벅차올랐습니다.

사랑해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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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만들기

학부모 워크샵에 참가했다.

정우의 유치원에서는 우리 아이들의 손힘을 발달시키기 위한 놀이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뜨개다. 오늘 학부모 워크샵에서는 직조판 뜨개를 이용한 파우치 만들기였다.

바구니에는 여러가지 색실이 있었는데 그 중 빨간색 실이 색이 너무 예뻐서 이것을 메인 컬러로 하기로 결정했다.

만들고 보니 꽤 멋진 크리스마스 파우치가 되었다.

하원할때 정우랑 쌤한테 자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