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le spleen de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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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i en rêve. 저는 요즘 프랑스어에 푸욱 빠져 있습니다! 지난해 말 책을 통해 알게 된 선생님을 보고 에끌레어 <éclair (n.m) : 번개> 처럼 든 생각은 바로 이거였어요.‘와, 이분과 수업을 꼭 해야겠다!’이후 저는 곧장 새해 첫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a,b,c,d 기초부터, 어느샌가 모두 따라 부르게 된 <스텔라장의 샹송>까지!선생님의 칭찬 도장이 아니었다면 정말이지 힘들었을거예요.여고시절 배웠던 프랑스어는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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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이 되던 해 날카롭고 따뜻하기를 어지러이 반복하던 날에 오후의 햇살이 푸른 하늘 저편과 나의 상념을 옅어지게 만들던 어느 날에 나는 문득 생각했다. 자화상을 남겨두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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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을 작품의 영감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 그것을 결국 그리는 일은 하지 못할 말을 머릿속에 써 내려가거나 밝은 회빛 하늘에 아침부터 눈발이 날리던 이월 이십삼일 창밖의 동박새에 자꾸만 눈이 가는 것과 같은 일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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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과 죽음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나아가지 않는 시대와 가깝고 먼 이의 죽음을 노벨상과 계엄, 빛과 참사, 사랑과 사랑이 있던 2024년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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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 두던 작품들 뒷면에 곰팡이가 피었다. 이고지다 결국 이렇게 될 줄도 알았고. 아직은 괜찮은 작품들이라도 살리려 액자에서 작품을 분리했다. 지익-하고 작품을 떼어낼 때마다 내 마음도 하나 둘 도려내어졌는데 생각보다 소리가 경쾌했다. 진희언니에게 어울릴 초록의 작품 하나는 맡기고, 끝내 떼어내지 못한 작품 몇개가 내게 남았다. 버릴것이 쓸데없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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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시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나 며칠을 보내고서 나는 겨우 연필 한 자루 들고는 꽃그림을 그렸다. 한심하다. 인류에 위협이 될 정도로 급성장한 AI의 발전을 혹자는 사진기의 발명에 빗대기도, 혹자는 뒤샹의 ‘샘’과 같은 작품이 주었던 충격에서 해답을 얻기도 하였다. 과학자들과는 다르게 예술가는 대게 비관적이더라는 데에서 잠시 위안을 얻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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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 한 데로 모이는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푸른 누드와 쪽 작업 / 풍경과 패턴 / 과일 작업과 스케치 모두 좋아하는 작업인데 문제는 캔버스나 광목에 아크릴로의 작업과 옥사에 봉채로의 작업 등 각기 모양새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모든 형태를 한 데로 모을 수는 없을까, 아니면 모두 나의 작업이라 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