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홈페이지를 만들던 스무살 남짓하던 젊은 청년은 이제 제법 번듯한 자신의 방이 생겼다.
업계일을 한지 21년째 되던 해다.
생각해보면 그는 편의점 알바를 하나 하더라도 허투루 하지 않던 청년이었다.
전에는 신랑이 ‘운이 좋게도’ 처음 시작한 일이 본인과 잘 맞아서 무척이나 잘 해내었다고, 때마침 시대의 흐름도 신랑의 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시작을 하면 끝까지 해내야 하는 성격탓에 여기까지 온 것일테지.
카트라이더 하나를 하더라도 사내에서 1등을 해야하는 사람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아내가 게임에 문외한이라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모른다.
기껏 설명을 해봐야 오구오구 정도의 반응밖에 돌아오지 않는, 칭찬을 받을줄도 할줄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 조금 미안하다.
나의 일은 언제 내 편이 될지 알 수 없는데, 상한 몸을 채 돌볼 시간도 없이 출장을 떠나는 남편을 보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것, 신랑이 돌아왔을때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집을 잘 돌보는 것, 정우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 짜쯩내지 않는 것 정도. 쓰다보니 생각보다 많은걸? ㅋㅋ
무엇보다 여보! 방이 생긴것을 매우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