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희

곰팡이

작업실에 두던 작품들 뒷면에 곰팡이가 피었다.

이고지다 결국 이렇게 될 줄도 알았고.

아직은 괜찮은 작품들이라도 살리려 액자에서 작품을 분리했다. 지익-하고 작품을 떼어낼 때마다 내 마음도 하나 둘 도려내어졌는데 생각보다 소리가 경쾌했다.

진희언니에게 어울릴 초록의 작품 하나는 맡기고, 끝내 떼어내지 못한 작품 몇개가 내게 남았다.

버릴것이 쓸데없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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