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은 얼마 전 새벽 세시에 출근을 했다.
새해부턴 업무가 바뀔 예정이라 신경 쓸 일이 많다고 했다.
퇴근 후에도 많이 피곤한지 정우와 놀아주는 질과 양이 달라졌다. – 출장길에 다친 무릎때문이기도 하니 이부분은 패스하자. 빨리 낫길! –
29일 저녁이었다.
보통 아홉시 반쯤 우리는 침실로 가 한시간정도 뒹굴다 잠드는 편이다. 열시쯤 되었을까. 눈이 반이상 감긴 신랑이 정우에게 말했다.
“정우야, 아빠 재워줘~”
정우는 아빠 어깨를 토닥이며 “자장~ 자장~” 해주었다.
이어 나에게 와서도 자장가를 불러주었고 나는 정우의 빵같은 왼쪽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행복하다. 여보~” 나도 모르게 뱉어진 말이었다.
그리곤 신랑은 금새 잠이 들었다.
한편,
30일 토요일엔 인디고를 다녀왔다.
나의 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 인디고에서 바라언니와 우리는 토요일 11시부터 한시간동안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이 있다.
부지런한 신랑덕에 어제는 오픈전에 도착했다. 그렇지만 오픈부터 손님이 많아 커피를 내어오고 여유가 생길무렵 언니는 빨간 끈으로 포장된 새하얀 선물상자를 내보였다. 직접 만든 마들렌이었다.
바라언니와 나는 감동의 물결로 하나되었다.
돌아오는 길엔 내가 어떻게 이런 좋은 사람들을 만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
우리 가족은 제주에 살면서 연말에 육지 친구들이 그립다. 친구들과 거나하게 한잔 한 기억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행복하고 그리운 연말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