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이가 걸어온다.
아영이의 가족이 멀리서 걸어온다.
두 팔을 벌리자 작고 밝은 아이가 스스럼없이 내게 뛰어왔다. 나는 번쩍 들어올려 빙그르르 날아주었다.
나는 아이와는 반대로 내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아영이의 신랑이 내게 물었다.
“이렇게 전시 하시면 많이 뿌듯하시겠어요~”
뿌듯함보다는 걱정이 앞서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스스로도 많이 놀라웠다.
첫날은 정신이 없었고, 이튿날 조용히 앉아 있자니
부족함만 가득 채워지는 하루가 간다.
어쩜 이리도 나는 아직 부족한가.
먼데서 뱃속에 아이와 가족들까지 함께 와준 친구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업을 이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