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론

경북 영천에서 자란 나는 삼풍백화점 붕괴 소식을 잘 알지 못한다. 게다가 당시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으니 뉴스를 보았어도 기억이 날리 없고, 나의 부모님도 작은 눈물과 짧은 탄식만이 존재했으리라,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나는 어떤 거대한 우주론을 믿고 있다. 세월호에 이어 이번 이태원까지 참사까지 이 모든 일은 신이나 부처의 뜻도 아니요, 이 거대한 우주 안에 작은 행성의 자정작용이라 생각된다. 다양한 인간의 욕망과 이기, 또 무질서가 어우러져 일어난 결과라고.

엊저녁 정우가 내민 그림 한 장이 마음을 쿡 쑤신다.

차례차례 줄을 서야 한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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