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원이 따로 없네

토요일이면 우리 가족은 탐라도서관으로 간다.

처음엔 내 책을 빌리러 잠시 갔는데, 간김에 정우 책도 빌릴겸 어린이 도서관으로 갔다. 그런데 만화책 코너에서 정우의 학교 친구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매주 토요일 점심즈음 우리는 도서관을 가게 되었다.

3주 전, 나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라는 책을 빌려보게 되었다. 정민이 덕에 알게 된 인아책방 대표님이 추천한 책이다. 나는 책을 느리게 읽는 편이라 대출기한 내에 모두 읽지 못한채 반납을 하고 말았다.

오늘 그 책을 다시 대출했다.

도서관 옆에 위치한 넓은 공원은 7월인데도 제법 시원했다. 봄이면 커다란 벚꽃이 만개하고, 소나무 숲이 가득한 아름다운 곳이다. 책을 살펴보는 사이, 정우는 이미 친구와 소나무 숲 아래로 간지 오래다. 운좋게 새똥을 피한 의자에 누워 책을 펼쳐본다. 눈이 부셔 책으로 해를 가리고 나니 불어오는 바람에 솔향이 좋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