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고싶다가도 하기싫다.
3월만 기다리던 찰나였다. 벌써 6살이 된 정우가 이제 형님반이 되어 5시에 마치면 하고싶던 천연염색도 또 운동도 하려던 참이었다. 망할 바이러스에도 누군가는 잘만 살아내는데 나의 일과는 무너졌다. 시간을 역행하듯 정우와 종일 지내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잘 지내면 다행인데 하루라도 싸우지 않고 넘어가는 날은 없다. 그럴때면 나는 나쁜 엄마가 된 것 같다.
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를 잘 키우기로 스스로 약속했다. 그런데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를때면 나는 아이마저 잘 키워내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 ‘신랑은 돈이라도 많이 버는데..’ 소리가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이러한 속상한 감정은 티비를 보여줄때나 아이옆에서 휴대폰을 할때도 해당된다.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할 수 있는 정기적인 일이 ‘미술학원’정도 일텐데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을 하고싶은 이유는, 신랑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계속해서 존재하는데, 특히 신랑이 밤에 짙은 소주를 찾을때 두번째 감정은 커진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되면 그간 일을 하던 엄마들도 그만둔다고 하지 않던가. 이제 2년 남았다.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의 꿈은 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