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우먼

오늘은 아크릴화 수업이 있는 날이다. 그것도 15명과의 수업이다. 그간 소수인원으로 수업을 해왔던지라 어떨지 궁금했다. 준비물만 세박스다.

아침에 거울을 보니 입가에 그리고 볼에 뾰루지가 두 개나 났다. 꼭 이런날 뾰루지가 나지. 내세울건 피부밖에 없었는데 서른이 넘으니 이제 그것도 사라지려고 한다. 백자처럼 고운 피부였는데 속상하다.

엊저녁 일찍 잤더니 아침엔 7시도 되지 않아 눈이 떠졌다.

몸이 찌뿌드 해서 요가를 해볼까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신랑이 귀엽게 말한다.

“아침 만들어주나?”

평소 아침잠이 많아 매번 만들어주지도 못하는데 이럴때라도 만들어주자 싶다. 또 이쁘게 말하니 뭐라도 먹이고 싶다.

다행히 워크샵이라 점심 도시락은 안싸도 된다.

아침을 준비해서 반 정도 먹으니 정우가 일어난다. 웬일로 일찍 일어났다. 밖이 소란스러웠나보다. 덕분에 아빠가 출근할 때 문앞에서 인사할 수 있었다.

정우가 일어났으니 유치원 준비를 해준다. 준비물은 없는지 오늘 새참은 뭔지 살펴가며 아침으로 달걀 치즈를 먹인다. 요가는 이미 물건너갔다. 아침에 반쯤 뜬눈으로 매일아침 요가를 하던 날들이 종종 그립다. 그래도 요샌 정우를 보내고 아파트 앞 공원에서 줄넘기를 한다. 귀찮은 연락이 잦은 앞집과 내가 노는줄로만 아는 윗층 할머니의 심심찮은 눈치를 받지만 무시해본다.

유치원 버스 시간이 조금 남아 돌려둔 빨래도 건조기에 넣어둔다. 옆에서 정우가 도와주니 언제 이렇게 컷나싶고 무엇보다 너무 귀엽다.

때맞춰 나와 정우의 준비가 끝나면 집앞 자매국수로 오는 노오란 유치원 버스에 정우를 태워 보낸다.

아침에 미리 짐을 차에 넣어준 여보 덕분에 곧장 회사로 출발한다. 한때 나의 회사였던 건물로. 나쁘지 않은 회사였건만 신기하게도 너무나 미련이 없어서 종종 가지만 별 느낌이 없다.

다만 오늘은 두시간 반 정도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게 수업이 진행되었다. 회사 다닐때는 그렇게 안가던 시간이다.

어쩐지 오늘은 수퍼우먼이 된 것같다. 몸이 으스러질 것 같은데 좋은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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