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는 길다.
이 길고 긴 연휴동안 나는 무얼할지 고민한다.
아무래도 지금 살고있는 이 집에 오래 살게될것같은 느낌이니
좀 더 애정있게 집을 정리하기로 한다.
싱크대부터 유리창까지 그간 못본척 신경쓰이던 곳을 구석구석 청소했다.
베란다 창문을 닦으니 창문너머로 보이는 집앞 놀이터와 나무들이 환히 보였다.
우리집은 2층인데 창가쪽에 나무 꼭대기 부분이 딱 맞닿는다.
정우는 종종 맨발로 베란다를 돌아다니는데 -베란다에 둔 크록스 슬리퍼를 신기가 아직 귀찮고 어려운 모양이다- 이제 정우가 나무들을 더 환히 볼 수 있어서 가장 좋다.
오후에 석양이 질때면 노란빛과 나뭇잎 그림자가 거실까지 비추는데 그 모습도 좋다.
한편,
우리 세 가족은 놀러다니고 밥을 먹게 되는 시간이 늘었다.
정우와 내가 듣는 수업에 여보가 참여하기도 했다.
또 오랜만에 여유있게 세 가족이 여행을 다니니 데이트를 하듯 새로웠다.
하지만 시간이 늘어난 만큼 싸움도 늘었다.
서로의 입장과 생각이 다르거나 오해해서 부딪히는 부분들이 많다.
그래도 언젠가 둥근 자갈이 되어 예쁜 소리도 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