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맥

신랑이 정우를 데리고 저녁회식에 다녀오겠다 말했다.
하루전날부터 얘기했던터라 난 저녁에 뭘할지 두근두근 거렸다.
신랑은 긴 시간은 아니니 -한두시간 정도- 집에서 책이나 영화를 보며 좀 쉬라고했다.

당일저녁 여섯시 반.
신랑은 퇴근후 정우를 데려갔다.
난 잠옷차림이었고 점심을 제대로 먹지 않아 배가고팠다.
해둔 밥이 다 떨어져 비빔면에 만두를 구웠다.
양념을 비비며 애플티비를 켜 영화목록을 살펴보았다.
3분도 채 안되 꺼버린 ‘라라랜드’가 눈에띄였다.
-우린 뮤지컬 영화를 싫어한다-
혼자보니 생각보다 볼만했다. 아니 보면볼수록 영상미가 좋았다.

크리스마스였다. 늦은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다 여주인공이 피아노소리에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남주인공은 멋대로 째즈를 연주하는 바람에 막 해고된터라 여주인공을 쌩 지나가는 장면이었다.

난 다 먹은 그릇을 얼른 치우기 시작했다.
여주인공처럼 예쁜 옷을입고 어디든 가야했다.
검은색 원피스를 집어들었다. 신랑 생일에 입었던 등이 깊게파인 원피스였다. 가볍게 화장을 한 뒤 지금은 잘 들고다니지 못하는 작은 백을 들었다. 아끼는 검은색 힐도 꺼내 신었다.
급히 택시를 불러 신라스테이로 갔다.
라운지 바에서 나는 맥주한잔을 시켰다.
스크린엔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 상영되고 있었다.
인형이 말을 한다.
혼자 마시고 있으니 결혼전으로 돌아간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삼십분 정도가 지나자 금새 정우와 신랑이 보고싶어졌다.
앞테이블에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가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ㅋㅋ

삼십분이면 충분했고 맥주 한잔이 딱 좋았다.

집으로 돌아와 씻고 난 다시 엄마로 돌아왔다.
멋진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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