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은 출장을 갔고, 얼마 전 엄마와 언니가 다녀간 여파일까.
어쩐지 허전하고 외로운 하루다.
다행히 오늘 하루 잘 지내준 정우는 어렵지 않게 잠이들었고 반대로 나는 여전히 잠못들고 있다.
맥주로 달래보지만 역부족이다.
살을 빼야하니 안주는 없이 맥주만 마시자고 약속했지만 택도없는 소리다. 아직 나는 다이어트 의지가 없는 것이다.
정우를 재운 후 홀로 남은 나의 시간에는 보통 이러한 일을 한다. 맥주로 알딸딸함을 느끼고, 과자로 짠단을 맛보고, 낮에 어린이 채널로 못본 티비채널을 본다. 오늘은 알쓸신잡이다.
제대로 보지 못하고 띄엄띄엄 보았던 것을 다시 보고있자니 함께 보고 있었던 그 순간 옆에 있었던 여보가 그립고 그 좋은 목소리가 그립고 말도 안되는 설명을 늘어놓던 그 모습이 그립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는 아무래도 혼자 살수는 없는 것이다.
정우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다.
오늘 정우는 혼자 회전 미끄럼틀을 탔다.
신랑이 출장만 가면 쑥쑥 크는 정우이다.
최근에는 엄마와 언니가 제주에 놀러온 사이에 말이 엄청나게 많이 늘었다.
갑자기 말을 하는 방법을 터득한듯하다.
날이 갈수록 말이 느는만큼 밖에서 노는 시간도 늘고있다.
오전에 나갔다 와서 낮잠자고는 오후에 또 나가자고 신발을 들고온다.
부지런히 체력을 길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