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아홉달이 되던 날이었다.
그날은 영천집에 가는 날이기도 했다.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나는 일찍 일어났다.
정우는 늘 아침 7시면 일어나는데 -그래서 늘 정우가 날 깨워준다- 어김없이 일찍 일어난 정우의 코에서 콧물이 났다.
맙소사.
정우가 감기에 걸렸다.
모유수유로 정우의 건강에 자신하던 나였다.
그간 한번도 아프지 않았는데 이번엔 진짜 감기다.
작은 코에서 맑은 콧물이 쪼르륵 흐른다.
며칠만에 금새 낫는가 싶더니 정우는 다시 아프다.
비도 오고 선풍기며 에어컨이며 밤엔 추웠고 할머니댁에 가는 바람에 환경도 바뀌었었고
이래저래 잘 못해주었나 싶다.
제주에 돌아와서도 밤새 비가 세차게 내렸다.
체온계는 37.3도
적정한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내 손은 안다.
정우는 지금 열이나고 있다.
약기운에 맘마하며 잘것같다.
-우리정우야 엄마가 감기 똑 떨어지게 해줄께요.
아프지 마세요.-